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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각

나의 로망....퀼트^^

퀼트이불

 

 

 

퀼트는 나의 로망이었다.

 

결혼하고 난 처음 1년정도 주말부부였다.

신랑은 서울에 있고,....

하지만 내가 일주일에 한번씩은 서울에 일이 있어서 갔었고

신랑과 만나 같이 집에 오곤 했었다.

할일을 마치고 신랑 일이 끝날때까지 기다릴때 서점에 자주 갔었다.

 

그때 내 눈에 띈 책은 바로 이책들이다.

퀼트가 뭔지도 몰랐던 나에게 이 책들안에 있는 아름다운 완성품들은 나를 유혹하기에 충분했었다.

그때만 해도 지방의 서점에서는 이런책들 보기가 힘들었었다.

지금은 퀼트책도 여기저기 많이 있지만 밀이다.

 

 

 

 

아무리 쳐다봐도 모르는 말들이 나열되어 있는 것을 읽고 또 읽고....

참나....이렇게 공부했으면 난 지금쯤 위대한 사람이 되어있을지도 모른다...ㅠㅠ

 

어렸을때도 엄마가 책을 참 많이 사줬는데도 (언니가 책을 많이 좋아했었다.)

워낙 책을 싫어하는지라

난 항상 엄마가 어디 가시는날 그 책들을 모두 방바닥에 꺼내 집을 짓곤 했었다.

그 안의 내용은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책의 색깔이 중요했을뿐...

 

이런 나에게 이 책들은 시각적으로 날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던 모양이다.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해본다고 이리 꿰메고 저리 꿰메고

매일 매일 한것은 아니지만 나의 마음속에 항상 자리잡고 있는 로망이었기에

꾸준히 해댄것 같다.

 

많은 퀼트작품중에서도 욕심은 많아 오로지 이불만 만들고 싶었다.

자잘한것들은 모두 싫고..

 

오랜 세월동안 저 책 두권으로 배운 퀼트를 가지고

난  나의 이불들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이 이불은 4번째 이불정도 되는데

아들이 네모가 많이 들어간 파란색이불이 갖고 싶다 해서 만든것이다.

퀼트이불중에서는 참 단순한 것이지만 만들고 나면 폼은 나는 이불이다.

 

 

 

 

작은 조각들을 먼저 모두 만들어 놓고 나면 그때부턴 일이 무섭게 진행된다.

순식간에 큰조각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무슨일이든 작은것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주는것처럼...

 

 

 

 

 

퀼팅이란 말을 이해하는데까지만 해도 한참 걸렸던 나이기에

바느질이 어떠느니..시접방향이 어떠느니...색감이 어떠느니...하면서 따지고 들어도

난 할말은 없다.

 

그냥 저 두권의 책과 나의 경험으로 만들어낸 이불들이기에

나의 가족들이 항상 사용하고 비비고 누울 이불이기에

난 그것으로 만족이다.

 

전시용으로 제작해서 장롱속에 예쁘게 넣어놓을려고 만든것도 아니고

그렇게 할 정도의 수준도 아니다.

 

어제 침대 이불을 바꾸면서 보니 벌써 색도 조금씩 바래고

언젠가는 구멍도 나고 쓰지 못할수도 있겠구나 싶은게

사진으로라도 남겨 놓고 싶은 마음에 들었다.

 

 

 

 

로망이라는 것은 허구도 많은것이기에

보기는 예뻐도 사람을 많이 고생시키는 퀼트다.

그래도 완성작품 보고 싶은 마음에 끝없이 달려가게 하니

로망은 로망이다.

 

 

 

 

 

 

이 핑게 저 핑게로 하나 만들려면 최소한 몇달이지만 (심지어 1년을 넘기기도 한다.)

퀼트 이불은 나에게 영원한 로망일것 같다.

 

 

 

 

내가 좋아해서 하는 짓이니 힘든 로망이어도 할 수 없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