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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고소함의 극치...잣죽^^

잣죽

 

 

 

저번주...

수능날 아침 아이들은 학교에 늦게 갔다.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을 수능생들이

아침으로 먹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끓여본 아침밥...

잣죽이다.

 

 

딸래미와 신랑은 죽을 좋아하지 않는다.

흐늘거리는 느낌이 싫어서인지

아님 금방 배가 고파져서 그런것인지..

 

 

위가 그다지 좋지 않은 내가 너무 속이 안좋을때 가끔 죽을 끓여먹기도 하는데

신랑은 내가 먹는 죽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아플수록 밥을 먹어야 한다나????

이상한 이론이지만 죽이 싫어서 그런가 보다..ㅋㅋ

 

 

주부들은 보통 자신을 위해 요리하는 경우는 드물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아마 맛있다라는 말을 상으로 받고 싶어 그러는것 같다.

내 입맛에 맞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상대가 좋아하지 않을수 있고

그러니 결국 상대가 좋아하는 음식을 주로 만들게 되는것이다.

 

 

예를 들어 난 익은김치 좋아하는데 신랑은 안 익은 김치 좋아하니

결국 세월이 흐르고 보니 안익은김치 담그는걸 더 잘하게 되고...

내가 좋아하는 익은김치는 담을새도 없이 ...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살았던걸까....

내가 원래 이렇듯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었나?

신랑이야 어찌어찌  어른이고 나와는 남과도 다를봐 없었던 사람이니 

사실 화나고 미울때도 많지만

이상하게도 자식들이 좋아하는 것은 그저 해주게 되고

자식이 아니면 절대로 나서지 않을 행동도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하게되는걸 보면

나에게도 조그만한 모성은 있나보다...ㅎㅎ

 

 

오늘은 이 모든걸 제치고

나 어렸을때 친정아버지 위장병으로 근 2년간 고생하실때

친정엄마가 매일매일 끓여시던 여러가지 죽중에서 잣죽을 끓여본다.

오로지 나만 좋아하는 잣죽이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요리이기도 하고..

아이들은 나를 위해

엄마를 사랑한다면 억지로라도 먹어줘야하는 음식...ㅋㅋ

 

 

 

 

 

 

 

200ml 한컵

 

 

쌀 1컵(불리지 않은것), 잣 반컵

물 7컵

소금 조금

 

 

 

 

 

쌀은 씻어 2시간정도 불렸다.

쌀을 갈지 않고 사용하려면 충분히 불리는것이 좋다.

난 믹서기에 넣고 반정도 갈아주었다.

죽은 본인이 원하는 정도로 쌀의 크기를 맞춰주면 좋다.

그냥 갈지 않고 해도 완전히 갈아도 반만 갈아도 다 질감이 틀려 먹는 재미도 있다.

 

 

 

 

 

 

잣은 물을 반컵에서 한컵정도 넣고 곱게 갈아 준비해둔다.

 

 

 

 

 

 

쌀을 반정도 갈았더니 참기름 1작은술 정도 넣고 볶아주었는데 냄비 바닥에 다 달라붙는다.

쌀을 갈지 않고 통으로 할땐 잘 볶아지는데 말이다....ㅠㅠ

어쨌든 물을 붓고 끓여준다.

물은 불린 쌀양의 5배정도가 적당하다.

 

 

 

 

 

 

밑바닥에 달라붙기 쉬우니 자주 저어가면 끓여준다.

먹어보아 쌀알이 잘 퍼졌으면...

 

 

 

 

 

 

그때 잣 갈아준것을 넣어준다.

잣은 기름이 많아 처음부터 같이 넣고 끓이면 너무 죽이 풀어져 좋지 않다.

휘리릭 저어 잘 섞어주고...

 

 

 

 

 

 

 

한번 끓어오르면 불을 끈다.

소금간을 미리 하면 죽이 삭으므로 먹기직전에 한다.

 

 

 

 

 

 

수능 아침날 다른날보다 좀 늦은 아침으로 죽 세그릇...

 

 

 

 

 

 

 

 

 

 

소금을 넣고...휘휘 잘 저어..

 

 

 

 

 

 

알맹이가 조금씩 보이는 잣죽을 먹어본다.

엄청스레 고소함이 밀려온다.

 

 

 

 

 

 

치즈 싫어하는 우리집 아그들...

막판에 너무 고소해서 치즈맛이 나서 부담된다고...ㅠㅠ

너무 고소한게 싫다면 잣량을 줄여 만들어도 좋을듯 싶다.

남은 죽은 모두 내 입으로...

먹으면서 이렇게 행복한데....

앞으로 내가 좋아하는 음식도 만들리라 생각해보며

오늘은 잣죽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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