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김치
갓김치를 담았다.
사실 이 갓김치는 이번 겨울 나의 목록에 없었는데
이곳에서 잘 팔지 않는 돌산갓을
내가 장보러 가는날 마트에서 떡하니 팔고 있는거다.
다음주면 김장도 해야하고 또 괜시리 사고치나 싶어
갓앞에서 얼마를 얼쩡거렸는지 모른다.
그렇게 얼쩡거리다가 한 묶음만 카트속에 밀어넣고
집으로 오는내내 내가 잘한것인지 생각하고...
이미 일은 벌어졌으니 나도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끌고 왔다.
신랑은 갓김치를 먹고 자라지도 않고선 이 돌산갓김치를 이상하게 좋아한다.
나는 물론 원래 좋아했지만 말이다.
그래 신랑 생각해서 담는다고 혼자 다독이며 담아본다.
200ml 한컵, 밥숟가락 계량
갓한단(손질해서 1.5kg)- 절이는 굵은소금 2/3컵, 물 2-3컵
찹쌀풀 - 다시마멸치육수 한컵, 찹쌀가루 2큰술
고춧가루 1컵,멸치액젓 반컵,배 양파즙 2/3컵, 매실청 4큰술
마늘 한통 다진것, 생강 편으로 5조각
갓은 누런잎은 떼어내고 잘 씻어 굵은소금에 절인다.
굵은소금을 뿌리고 조금 남겨 물에 녹여 뿌려놓는다.
2-3번 뒤집어 준다.
이게 생각보다 그리 쉽게 절여지지는 않는듯 싶다.
열무처럼 2시간 절여서는 그냥 살아서 밭으로 가려하니(어머님이 잘 쓰시는 말씀..ㅎㅎ)
난 충분히 4시간쯤 절였다.
갓이 절여지는 동안 풀을 끓이고 양념들을 넣어 고춧가루가 불게 한다.
간은 다른것으로 하지 않고 멸치액적으로만 했다.
잘 절여진 갓을 2번 정도 헹구어 물기를 뺀다.
물기가 잘 빠지면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
이때 먹어보고 싱거우면 멸치액젓을 더 넣어준다.
하나씩 잘 돌돌 말아 김치통에 넣는다.
요즘은 추워 이틀을 실온에 놔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었지만 그렇게 익진 않았다.
신랑이 팍 익은 김치를 좋아하지 않아 적당히 맛이 어우러질 정도로만 놔두었다가 넣었다.
싸하고 매운맛이 나는 독특한 김치이다.
청갓이나 홍갓으로 담근것보단 좀 매운맛이나 싸한 맛도 덜나고
가시처럼 뾰족거리는것도 없으니 먹기 좋다.
이건 만든지 이틀된 갓김치다.
저번 감자조림에 올렸던 사진이다.
이건 일주일 지난 상태...
조금더 익었다.
신랑이야 맛있다고 잘 먹으려니 했지만
우리 아들래미 무슨 맛을 안다고 이게 맛나단다.
그래 "네가 무슨맛을 알아 맛나다고 하느냐"라고 물었더니
매우면서 싸한게 맛나단다...ㅎㅎ
어찌 그맛을 알까?
우리가 매번 먹으면서 말하는걸 듣고 그러는것 아닐까 싶다.ㅋㅋ
어쨌든 마트에서 얼쩡대면 고민했던 마음을 한방에 날아가게 해주는 멘트였다.
요거 아주 진~~하게 익으면 카레라이스같은것에 얹어먹음 정말 맛나다.
고민했지만 담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나의 돌산갓김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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