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잼
나 어렸을때 시골에 살구나무가 있었다.
매실 딸때 조금 더 지나 따면 잘 익어 달콤새콤 너무 맛있었던 살구...
살구는 아주 잘 익어야만 맛있다.
그렇지 않으면 시큼해서 무슨맛인지 모른다는....
뜨거운 날 조금이라도 시원할때 나선다고 9시되기전부터 서둘러 도서관에 갔다.
반납할 책이 있어...
나오다가 신호등앞에 쭈그리고 앉아 살구와 먹자두를 팔고 계신 할머니를 보았다.
신호만 빨리 바뀌었어도 사지 않았을텐데...
난 쭈그리고 앉아 있는 할머니에게 약하다..
나의 약점이다.
살구 얼마에요?..
3000원..집에 있는 나무에서 딴건데 다 못먹어서 팔러 나왔지...무지하게 맛있어...
진짜인지 거짓인지 난 판단을 하지 않는다.
쭈그리고 앉아 있는 할머니를 보면 무조건 약해진다니까...ㅠㅠ
살구 손질한것 800g, 황설탕 250g, 소금 한꼬집
집에서 쓰시던 까만 비닐봉지 같다.
무엇을 싸 놓으셨는지 부엌냄새가 한참 난다.
주섬 주섬 어디선가 꺼내 싸주신다.
내가 처음 손님인것 같아 잔돈 있으시냐고 물었더니 물론 있다하시면서
주머니속에서 잔돈을 한 뭉치 꺼내신다.....우와!!
나보다 훨~ 부자시네...ㅎㅎㅎ
그래도 난 쭈그려 앉으신 할머니에게 약하니 살수 밖에 없다...
담을 유리병을 소독하고 살구를 깨끗이 씻는다.
물이 끓으면 살구를 넣고 1분 정도 데친다.
껍질을 좀 쉽게 벗기고자 함이다.
껍질 벗기지 않고 만들어도 된다.
찬물에 헹구어 체에 받쳐 놓고 껍질을 칼로 잡아당겨 벗긴다.
살구가 어느정도 익은것은 잘 벗겨지지만 딱딱한것은 잘 안벗겨진다.
그런것은 칼로 깍아내었다....ㅠㅠ
이날 무지 더웠는데 사서 고생을 했다....ㅠㅠ
반 가르면 씨가 쏙....이건 매우 쉽게 된다.
분량의 설탕을 넣고 섞어 15분정도 놓아 두면...
요렇게 된다. 소금을 한꼬집 넣고 끓여준다.
끓어오르면 거품을 걷어내고
살구가 약간씩 흐물해지는것이 생길때 형체가 그대로인것만 따로 담아 놓았다.
(빵 만들때 ,요구르트에 넣어 먹어도 좋다.)
살구조림? 살구 콩포트?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나머지는 계속 끓여준다.
너무 덩어리 지지 않게 조금씩 으깨준다.
마치 용암처럼 뽀글거리기 시작하면 그 시점에서 조금더 끓여주면 된다.
찬물에 떨어뜨려 보았을때 흩어지지 않으면 된다.
너무 그 모양 그대로 유지할때까지 끓여대면
식어 딱딱한 잼이 되니 유의한다.
뜨거울때 소독한 유리병에 담아 뚜껑을 닫는다.
참으로 색이 예쁘다.
빵에 발라먹으면 새큼하니 정신이 바짝든다.
설탕양을 적게 넣었더니 더욱 새콤해서 여름용잼으로 너무 좋다.
맛없는 자두도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새콤한게 정말 정신이 번쩍 든다...ㅎㅎ
나처럼 지나가다 만난 살구가 있으면 여름잼으로 한번 만들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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