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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염도만 잘 맞추면 맛있게 담글수 있는.....물김치

물김치

 

 

처음 결혼해선 물김치뿐 아니라 김치는 더더욱 내가 담을 수 없는

아주 힘들고 어려운 음식이었다.

 

한번도 만들어본적 없이 결혼했고

한동안은 어머님이 매번 담아주시는 김치로 모든것이 잘 해결되는 듯 했다.

 

그런데 어느해부터인가 어머님께서는 힘도 드신다는 이유로

우리에게 돌아오는건 김장김치뿐이었다.

 

처음엔 남들은 다 준다는데 왜 우리 어머님은 안해주실까 하며

철없이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님이 안 주신데는 물론 힘이드시기도 하시지만

모두 다 돈을 주고 사야하는 입장이신데다가

직접 담아봐야 어머님이 안 계셔도  담아 먹을 수 있다는 깊은 뜻도 있으신듯 하다.

 

지금은 김장김치라도 해주시는게 너무 감사하다.

그래서 김장담는날이면 모든일을 제치고 꼭 가려고 노력한다.

철모를때 안주시면 친정엄마한테 달라해야지 하는 말이 쏙 들어갈 정도로

형님네와 우리 그리고 어머님이 드실 김장김치 담는 작업이 그리 수월하지만은 않다는것을 알고난 뒤다.

 

여름에는 한번 담고나서 돌아서면 또 담아야되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실패도 해보고 맛있게도 담그기도하고

이것 저것 김치담는 재미에도 빠져보고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렵게 생각했던 물김치도

염도만 잘 맞추면 발효는 알아서 되니 이렇게 쉬운 김치도 없다.

 

 

 

 

 

 

 

넣고싶은 야채 원하는 만큼

생수와 야채합한 부피 1L당 굵은소금 13g-14g

매실청 1L당 1큰술

 

 

물김치의 재료는 집에 있는 야채 아무거나 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많이 넣는것은 무, 양파, 배추, 당근,오이 등이 있고

과일은 사과,배 정도를 많이 쓴다.

꼭 정해진것은 없으니 이것 저것 넣어 담아 새로운 맛을 느껴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풀은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된다.

굳이 복잡스럽게 안하고 싶으면 그냥 물만 부어도 충분하다.

나도 대부분 그렇게 담는다.

풀은 넣는다면 아무풀이나 좋다.

꼭 찹쌀풀만 넣는다 생각하면 또 슈퍼에가서 찹쌀가루 사와야되니 또 요리가 어려워진다.

 

우린 친정엄마는 밥 남은것에  물 붓고 끓여 그걸 풀로 쓸때도 많았다.

그냥 탄수화물 기능만 되면 풀도 아무거나 써도 될것 같다.

발효가 잘 되라 넣는것이기 때문에..물론 단맛도 더 난다.

 

김치 재료의 특성상 어떤 풀이 좋다는 것은 있지만

또 이러면 머리아파 만들기 싫어지니 그냥 pass다.

 

양념도 마늘,파, 생강중에 있는것은 넣고 없으면 안 넣어도 된다.

스님들도 안 넣고도 맛있게 만들지 않던가..

 

이렇게 따지고 보면 남는건 염도뿐이다.

어른들에게 물어보면 그저 "짭짤한 정도로 맞추면 돼"라고 말씀하시지만

김치 한번 담아본적 없는 사람으로선 그 짭짤한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 짭짤한 정도를 알아보기로 한다.

집에 저울이 있다면 어렵지 않지만 저울이 없다면 이렇게 맞추면 된다.

 

밥숟가락으로 적당히 담으면 10g, 크게 담으면 15g

이때 소금을 누르면 안 된다.

그리고 가는소금이나 꽃소금일경우 또 틀려진다.

 

 

 

 

계량스푼으로 퍼서 누르지 말고 위를 깍으면 10g, 200ml 한컵에 140g정도(밥숟가락으로 크게 7큰술)

 

 

 

 

내가 담고자하는 통에 얼만큼까지 할것인지 정한다.

여기까지 물과 야채가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염도를 잡는다.

3.5L면 소금은 45g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이말은 물이 3.5L가 들어가는게 아니고 물과 야채 합한 양이다.

 

 

 

 

 

소금의 양이 정해지면

넣고싶은 야채를 썰어 담고자하는 통에 넣고

그 소금에서 덜어 소금이 녹을때까지 절인다.

1시간정도...

이때 미나리나 돌나물 같은 야채는 절이지 않고 나중에 물붓기전에 넣는것이 좋다.

 

 

 

 

빨갛게 하고 싶으면 고춧가루를 물에 개어 1시간쯤 불린후 체에 걸러낸다.

보통 위의 양정도 하려면 크게 한 숟가락정도 하면 된다.

양념은 편썰어 야채와 같이 절여도 되고

깨끗하게 하고 싶으면 고춧가루와 같이 불렸다가 체에 걸러낸다.

 

빨간게 싫으면 청홍고추 썰어넣고 풀조금 쑤어 넣으면 된다.

 

 

 

 

남은 국물을 넣기전 나중에 넣어야하는 야채도 넣어준다. 

남은 소금을 넣어 녹인다음 통에 부어주고 표시선까지 모자라는 물만큼 더 부어준다.

여기에 적당량의 효소를 넣어주면 설탕을 안 넣어도 맛있게 된다.

 

 

 

 

이렇게 해서 적당히 익을때까지 실온 상태로 놔두었다가 냉장고에 넣는다.

이제부턴 내가 할일은 잘 익었는지 확인만 하면 된다.

맛있게 해주는건 발효가 알아서 할테니.

 

싱겁게 먹고 싶다고 소금의 양을 너무 적게 잡으면 발효가 되기전에 상할수가 있으니

차라리 더 싱겁게 먹고싶다면

발효시킨후 냉장고에 넣어 꺼내서 먹울때 생수를 부어 먹는게 더 낫다.

 

 

 

 

 

 

4월달만 해도 이틀은 내놓았었는데 지금처럼 날씨가 더워지면 하루도 너무 길수도 있다.

야채의 색이 약간 변하려하는 상태

또는 김치통 가장자리에 거품이 조금 생기는정도가 되면 적당한것 같다.

 

만약 먹다가 김치통에 국물만 남았다면 그것에 새로담은 물김치를 섞어놓아도

요구르트처럼 맛있게 발효가 된다.

 

 

 

 

물김치 담는건 염도만 잘맞추면 어떻게 담아도 되니

한번 만들어보면 좋겠다.

여름을 물김치와 시원하게 나고 싶으면 말이다.